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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생일 축전] Shiny for me Shiny For me 나도 웃을 줄만 알았던 건 아닌 걸. 혹여나 네 얼굴이 짜증으로 일그러진 순간이나, 전에 나를 향해 웃어주었던 미소가 냉철한 얼음장 같은 감정 없는 얼굴과 날카로운 비수 같은 말로 돌아오게 되었을 땐 아무리 나라고 해도 울고 싶었어. 그래도. 그래도 말이야. 스멀스멀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전부 죽였어. 얼굴에 드러나지 않도록, 나도 차가운 가면을 쓰기로 했어. 웃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차가운 감정의 광대 가면을 말이야.그래야만 눈물이 멈출 것 같았으니까.네 앞에서 약한 소릴 할 것 같지 않았으니까.그래야 내가 너를 포기 할 것 같지 않았으니까. 외국으로 유학을 갔다 온 공백의 2년이란 골은 생각보다도 깊었다. 기계로 가득 이루어진 공장에서 딱 하나의 작은 톱니바퀴가 제 갈 길.. 더보기
[시리즈/수인AU] 1 꿈을 꾸었다. 가장 최근에 보았던 행복한 기억. 이제는 꿈이 되어버린 파편이었다. 수인. 워비스트. 인간의 훨씬 우위를 맴돌며 이 세계에서는 가장 강한 종족이었다. 수인들에게는 절대로 복종한다. 그렇기에 인간들이 제물로 바쳐지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당연하게 생각할 뿐. 의문을 가지면 안 된다고 어른들은 얘기했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나요. 제물인데? 인간이 수인들에게 스스로를 바치는 건데,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편이 더 이상해요.몇 번이고 항의했지만 작은 목소리는 사회 풍조에 묻혀 재처럼 흩날려 사라졌다. 그저 걷는 동안 무서운 생각이 스쳤다. 잡아서 노예처럼 부려질까. 노리개가 되어 몹쓸 짓을 당할지도 모른다. 장난감이 되어 구를지도 모르고, 나중에는 분명 잡아먹히겠지. 수인.. 더보기
[시리즈/수인AU] Pro. 1 정신을 차려보니 밤길을 달리고 있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익숙한 숲길이었을 터가 언제부터인지 낯선 환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거친 숨소리와, 꺼질 듯 가냘픈 신음소리가 머리를 메웠다.처형이 이런 거였다니, 들은 적 없다구…!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시선을 비스듬히 아래로 향했다. 내 눈에 담긴 한 아이. 분명 처음 온 날은 기품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을 텐데, 지금은 겨우 생명만 이어진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그것도 겉모습만 봐선 몰랐다. 손에 닿은, 이제는 차가워진 체온과 미약하게나마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가슴이 그녀가 아직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통에 찬 그녀의 얼굴이, 예전에 함께 놀았던 아이들의 얼굴이 겹쳐졌다.함께 공놀이를 하던 아이.질 걸 알면서도 달리기 시합을 하던 아이.넓은 들판.. 더보기
[요우치카] Wedding With You Wedding With You 요우는 어렸을 적부터 만능 해결사였다. 어렸을 적부터 치카가 곤란한 일이 있다면 맨발을 벗고 달려왔다. 언젠가 한 번, 어렸을 적에 두 사람의 가족끼리 커다란 수영장에 놀러간 일이 있었다. 아직 초등학생도 채 안 된 치카와 요우에게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인 커다란 사건이었다. 전 날은 두근거림에 잠이 안 왔고, 당일엔 가장 먼저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마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창문을 열어젖힌 뒤 저 멀리 바다에서 고개를 내민 해에게 누마즈보다 멀리 있는 수영장에 간다고 자랑했었다. 정작 자랑을 받은 해는 귀여운 어린아이의 치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곤란했을 테지만. 이렇게 당찬 어린아이가 커다란 수영장에 도착하면 어떻게 될지는 안 봐도 빤.. 더보기
[다이마루] 비를 긋다. 비를 긋다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햇볕이 우치우라의 바다를 따스하게 감싸고 있었을 터였다. 정류장에서 내려 교정까지 걸어가는 길. 불어오는 바닷내음 섞인 바람에 상냥한 햇살의 포근한 기운이 뺨을 어루만져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휴대폰으로 보았던 오늘의 날씨도 그렇다. 구름에 가려진 해와 함께 일부 흐림이라는 설명 밑에 쓰여 있는 강수확률은 30%밖에 되지 않았건만. 이 날은, 비가 내렸다. * 여느 때처럼 연습을 마치고 모두가 돌아간 시간. 다이아는 그들과 같이 돌아가지 않고 아까 못 다하고 나온 서류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잠시 학생회에 들러 일들을 마무리 지었다. 딱히 재미가 들린 게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서류가 아니어서 계속 해치우다보니 어느새 세상을 물들이던 노란색의 노을이 어둑한.. 더보기
하나마루 생일 축전 마루 생일 축전 3월.시작의 계절이에요. 벚꽃이 만개하고, 녹음이 싹을 틔우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은 눈을 뜨고 일어나 활동을 시작해요.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로. 새로운 장소로 향하는 벚꽃의 길 사이로 발걸음을 옮겨서, 어디론가 나아가요. 으음, 마루를 예로 들자면 올해부터 마루는 2학년이 되어요. 언제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지만, 나아가는 방향은 달라요.물리적으로는 달라진 반에, 그리고 달라진 책상을 향해. 마음으로는 좀 더 앞날의 일들을 보지 않으면 안돼요. 그런 시기가, 되었던 거예요.무언가가 끝나지 않으면, 무언가가 시작되지 않아. 시작이 있기 전에 끝이 있는 거예요. “마루, 생일 축하해~!” 3월 4일. 마루의 생일은 정말로, 정말로 행복했어요.빵을 잔뜩 받고.여러 가지 선물을 받았어요.행복이 .. 더보기
[다이카난] 다이카난 아와시마에 오하라 가문이 있다면 우치우라에는 예로부터 선주의 집안인 쿠로사와 가문이 있는 거 알고 있을까? 타지인은 모르겠지만 이 근처에서는 그래도 알아주는 집안으로 오하라 가 만큼의 사교적인 모임도 자주 있어. 그에 따라서 몸가짐도 중요하게 생각돼서….몸가짐이라고 해야 할지, 필수 교양적인 것들을 말하는데 다도나 꽃꽂이. 피아노, 발레, 영화회화 등. 타인의 눈으로 보면 완벽하게 보일 정도의 교양을 몸에 익히는 거야.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도록. 쿠로사와 가의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다이아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그 건에 대해서 내가 가타부타 말할 권리는 없어.하지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조금이라도 붙잡을 걸, 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어.“카난 쨩! 생일에 주역이 빠지면.. 더보기
[요하루비] 리틀 데몬 4호니까. 리틀 데몬 4호니까. 언니는 제게 해선 안 될 일들을 알려주었어요. 저를 스스로 지키는 방법과, 어느 정도의 교양. 쿠로사와 가의 새장의 경계는 어디까지인지. 엄격한 부모님과 세상의 시선들로부터 제 모습을 숨기는 법을 알려주었어요.울보 루비는, 언니 덕분에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어요.마루는 제게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주었어요. 친구를 사귀는 법이나, 친구들과 함께 어떤 일을 하면 즐거운지. 친구의 경계를 넘어서, 기쁨과 슬픔. 여러 감정을 함께 공유하는 방법과 친구의 손을 잡는 방법. 그리고 일어서서 함께 나아가는 방법. 제 행복만을 바라는 그 아이는, 제가 그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걸 알고 있을까요?헤헤, 분명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절친이니까. 서로를 너무 잘 알게 되어버렸으니까요. 소극적이고 .. 더보기
[카나요우] 카난이 옷을 너무 못 입는 바람에 요우가 코디해주고 누마즈로 나갈 뿐인 글 카난이 옷을 너무 못 입는 바람에 요우가 코디해주고 누마즈로 나갈 뿐인 글 안녕하세요? 와타나베 요우입니다. 최근 고민에 빠져있어요. 별 거 아닌 고민이지만, 그래도 제게는 꽤나 신경 쓰이는 부분인지라 도저히 무시를 할 수가 없는 바람에….“요우, 어서와.”마츠우라 카난. 우라노호시 여학원에 재적중인 3학년. 생일은 2월 10일로 물병자리. 신장은 나보다 5cm 큰 162. 예전부터 스포츠 라이벌로 수영에서는 서로 언제나 승부를 하게 되어버리는데, 단거리는 내 쪽. 장거리는 카난이 아직까지 유리합니다. 언젠가 따라잡을 생각이에요.특기는 스쿠버 다이빙. 그리고 언제나 아와시마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등교를 하거나, 다이빙 하려는 사람들을 배로 운반해주기 때문에 배 운전이라고 했어요.사실 이런 건 지금 어찌되어.. 더보기
코이즈미 하나요 축전 코이즈미 하나요 축전 딩-동♪이른 아침. 시곗바늘이 8시를 가리키고 있을 즈음, 챠임이 울렸어요. 창틀에서 작은 새들이 지저귀고 있다가 사람이 온 모습을 보곤 날개를 펴고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요♡.지금 온 손님을 빙글빙글 돌며 환영하는 것만 같아요. 그도 그럴게─,“응! 지금 나갈게, 코토리 쨩!”이렇게 일찍부터 하나요를 찾아온 손님은 바로 μ’s에서도 가장 귀엽고, 가장 여자아이 같은 코토리 쨩이에요.실은 어제 갑작스럽게 문자를 받아서, 으응. 평소에도 하나요와 코토리 쨩은 문자를 자주 하는 사이니까 다시 말할 게요? 응. 갑작스럽게 [내일 하나요 쨩의 집에 가도 될까? 오늘 완성한 ‘신작’이 있는데, 꼭 보여주고 싶어. 그리고 부디 감상을 들려줬으면 하는데에… 안 될까?] 라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