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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이브 선샤인

[다이카난]





다이카난

 

 

 

아와시마에 오하라 가문이 있다면 우치우라에는 예로부터 선주의 집안인 쿠로사와 가문이 있는 거 알고 있을까? 타지인은 모르겠지만 이 근처에서는 그래도 알아주는 집안으로 오하라 가 만큼의 사교적인 모임도 자주 있어. 그에 따라서 몸가짐도 중요하게 생각돼서.

몸가짐이라고 해야 할지, 필수 교양적인 것들을 말하는데 다도나 꽃꽂이. 피아노, 발레, 영화회화 등. 타인의 눈으로 보면 완벽하게 보일 정도의 교양을 몸에 익히는 거야.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도록. 쿠로사와 가의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다이아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그 건에 대해서 내가 가타부타 말할 권리는 없어.

하지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조금이라도 붙잡을 걸, 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어.

카난 쨩! 생일에 주역이 빠지면 어떻게 해!”

미안, 치카. 얼른 갈게.”

후후, 카난 쨩이 22살이라니, 왠지 실감이 안 나.”

그러는 요우도 나와 1살밖에 차이 안 나면서. 나는 요우가 벌써 스물 한 살인 게 더 실감이 안 난다구.”

헤헤, 그랬었습니다! 아하하, 그렇게 생각하면 1학년이었던 요시코 네도 벌써 졸업 시즌인 게 더 실감이 안 나지만.”

큰 초 2개와 작은 초 2개를 준비했어유!”

고마워, 마루.”

, 치카 쨩! 먼저 먹으면 안 된다구!?”

에에~ 이렇게 된 이상, 리코 쨩도 한 입!”

후앗!? , 맛있어가 아니라! 죄송해요, 카난 씨!”

아하핫, 먹으라고 만든 건데 뭘. 다들 배고플 텐데 얼른 먹기로 하자.”

“Non! Birthday par~ty의 정석은 촛불 끄기! 그걸 하지 않는 이상은 이 파~, 오하라 마리가 용서하지 않는다구~!”

... 이 세상의 빛이 전부 꺼진 세계에, 4개의 태양. 그것을 불어 꺼뜨리는 행위는 곧 지옥의 심연으로 세계를 떨어뜨릴 거라는 의미! 아하하하하핫! 카난 씨가 하지 않는다면 이 요하네 님이 직접 꺼서 세계를 멸망시켜주겠어!”

, 그건 안 돼, 요시코 쨩!”

, 리틀 데몬 4호는 세계의 멸망을 보고 싶지 않은 거야?”

. 멸망은 보기 싫으려나.”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이번만큼은 봐주겠어.”

마리와 요시코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촛불 정도는 끌 테니까. 자아, 슬슬 시작하자.”

불이 완전히 꺼진 검정의 세계에서 4개의 촛불만이 은은하게 빛을 퍼뜨리는 방안. 하고, 불자 옆에서 폭죽이 터지며 동시에 생일 축하해!” 라는 목소리가 화음이 되어 울려 퍼졌어. 굉장히 떠들썩하고, 웃음으로 가득 차 행복이 넘치는 방안임에도 여전히 한쪽 구석에는 조금 쓸쓸함이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 거 있지.

지금 넌, 어디에 있는 거야. 보고 싶어.

다이아.”



*




2년 전의 12. 다이아의 생일 다음 날. 우라노호시 졸업반인 우리가 스쿨 아이돌 활동도 그만두게 되었을 무렵, 다이아가 갑작스레 나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이제 스쿨 아이돌도 졸업했겠다, 각자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던 때니까 아마도 그 얘기가 나올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 도쿄에 있는 대학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답니다.”

그렇게 얘기했을 땐 솔직하게 말해 충격이었습니다. 아마도, 표정관리도 안 되었을 거라 생각해요. 다이아가 괜찮나요, 카난 씨?”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올 정도였으니까 말이에요. 어떻게든 추스르고 다시 물어봤어요.

부모님이 결정하신 일이지?”

그렇답니다. 결정 사항이니만큼 거스를 순 없구요. 저도 도쿄에 있는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그렇구나.”

다이아까지 그렇게 결정해버리면 내가 할 말은그것밖엔 없잖아.

아마 난 여기서 가업을 이을 거라 생각하니까. 쭉 이쪽에 있을 거야.”

네에.”

여기서 계속 기다리면서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

…….”

그러니까 돌아와 줄 거지?”

푸흐카난 씨 도 차암. 제가 어디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우치우라에서도 언제든 올 수 있는 도쿄에 가는 거라구요? 평생 못 볼 것도 아닌 걸요. 오늘따라 조금 이상하네요, 카난.”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어쩐지 불안해져서 그런 말이 나와 버리고. 하지만 다이아의 말이 맞으니까, 나의 불안한 감정 같은 건 믿을 게 못 되니까, 그저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인 게 전부. 그 뒤로 일부러 화제를 피하듯 다른 얘기들을 하면서 놀다보니 시간은 밤이 다 되었어요.

, 달이다.”

오늘은 구름이 한 점도 없이 맑게 갠 하늘. 달은 여봐란 듯이 반짝이며 별들과 함께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었어요. 다이아의 집 앞에 서서 패딩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고개를 살짝 숙여 옷 안쪽으로 얼굴을 집어넣은 채 하아, 하고 숨을 내쉬니 하얀 입김이 옷 사이로 새어나왔습니다.

정말, 달이 예쁘네요.”

다이아, 굳이 나올 필요 없는데.”

왠지 카난 씨를 더 눈에 새겨두고 싶어져서 나온 거예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러면 당연히 신경 쓰게 되는 걸. 추우니까 얼른 들어가.”

후후, 카난 씨가 돌아가는 것만 보고 들어갈게요.”

…….”

그 웃음이, 왠지 나에게는 쓸쓸해 보여서. 다신 못 만날 것처럼, 허무에 감싸여 사라질 듯한 미소처럼 보여서,

다이아.”

카난 씨?”

다이아에게 달려가 힘껏 그 몸을 안으니, 겨우 이어진 감촉들이 감정으로 바뀌어 사고를 지배했습니다.

패딩 위로도 알 수 있는 따뜻한 체온.

조금 더 빨라진 것 같은 가슴의 두근거림.

당황한 듯 떨리는 다이아의 목소리와.

옆에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붉어진 뺨.

뺨을 맞대면, 따끈따끈하게 열을 내고 있는 귀.

꼬옥 안은 등의 밑으로 손을 내리면 닿는, 다이아의 부스러질 것만 같은 얇은 손가락.

그 사이로 깍지를 끼면 전해져오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말랑한 손바닥.

전부, 사랑스러워, 다이아. 좋아해. 정말로 좋아해.

좋아해, 다이아.”

목소리를 입 밖에 낸 순간, 다이아에게 떨어져 입을 가렸습니다.

, 미안해.”

마음속으로만 생각 한다는 게 그만. 이 타이밍에 고백이라니 이러면 나, 엄청나게 치사한 사람 되는 거잖아…….

얼른 돌아갈 테니까. 다이아도 들어가서 자. 잠옷 차림으로는 감기 걸리겠다.”

그렇게 말하곤 휙, 뒤를 돌아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분명 마음이 붙잡고 말아버려. 그런 생각에 뛰어가려고 자세를 잡은 순간,

, ……해요.”

작게 말했음에도 귓가에 속삭이듯 선명하게 들려온 가냘픈 목소리.

저도, 좋아해요.”

그 목소리엔 떨림도,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어요. 올곧은 눈으로, 저를 바라보면서 다이아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 그런 의미가 아닌 거 알고 있잖아.”

알고 있어요. 저도 연모한다는 의미의 좋아함이에요, 카난 씨. 몇 번이고 꿈속에서 카난 씨와 둘이서만 있었는지 몰라요. 당장 어젠 제 생일이었으니까, 함께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따스한 빛이 들어오는 방안, 코타츠에 둘러 앉아 맛있게 먹으면서 어찌되든 좋은 얘기를 나누었어요. 어쩌다가 아~ 하고 서로 먹여주기도 했어요. 그런 부끄러운 상상을 했어요. 서로에게 연인이 생기기 전까지, 그런 상상도 했지만. 역시 저는 카난 씨가 좋은 걸요. 카난 씨와 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연인이 되어 손을 잡고, 옛날과 비교해서 손이 커졌다는 둥, 초등학생 때와는 다르다는 둥, 옛날 생각을 떠올리고, 붉게 물든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고.”

감았던 눈을 살짝 뜨고, 기쁜 상상에 젖은 눈으로 저를 바라본 다이아는 세상에서 제일로 예뻤어요. 당장 달려가서 끌어안고 싶을 정도로. 누구에게도 이런 다이아를 보여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다른 사람의 연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저의 것만으로 하고 싶어졌어요. 천천히, 조심스레 입을 연 다이아의 입술을 따라 저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좋아해요.”

좋아해.”

저는, 카난 씨를 좋아해요.”

나는, 다이아를 좋아해. 다이아의 것이 되고 싶어. 다이아의 연인이 되고 싶어.”

둘이 한 발자국.

같은 생각인걸요. 평생을 카난 씨만 좋아하고 싶어요. 다른 연인은 생각도 해본 적 없어요.”

두 사람이서 또 다시 한 발자국.

멀지 않은 거리에 있던 저와 다이아는 금방 서로를 마주보고, 서로만을 눈에 새겼습니다.

……사랑해, 다이아.”

저도, 사랑해요. 사랑해요, 카난 씨.”

두 번 말하는 거, 반칙이야. 사랑해, 다이아.”

그러는 카난 씨야 말로. 사랑해요, 카난 씨. 얼굴 붉어졌다구요?”

푸흣, 다이아도 마찬가지인 걸.”

……, 으흠. 저도 누군가와 교제하는 건 처음인 걸요. 게다가 그 상대가 쭉 상상해왔던 카난 씨. 첫사랑이니까요.”

서로 첫사랑이 되어버렸네.”

첫사랑은 꼭 이뤄진다는 말이 있는 거 아시나요?”

아하핫, 그럼 다이아와 결혼하게 되겠네?”

………, 그럴 수도 있, 있겠네요.”

당황한 얼굴의 다이아에게 가까이 다가가.

괜찮아, 다이아?”

귓가에 속삭이자 살짝 떨리는 몸짓으로 겨우 알 수 있을 만큼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다이아. 저는 다이아가 눈을 감은 걸 보고는 천천히 입술을 그녀의 위에 포개었어요.

하나가 되는 두 입술. 멈춘 듯한 시간 속에 입술에 맴도는 뜨거운 감촉과 빨라지는 가슴의 고동소리. 희미하게 움직이는 다이아의 몸짓이 두 사람이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을 빠짐없이 전달해주었습니다.

입술을 떼자 그제야 겨우 다이아의 붉게 물든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어요.

있잖아요, 카난 씨.”

.”

오늘, , 저희 집에서 주무시고 가시겠어요?”

………이 앤 대체.

저어, 카난 씨? 혹시 어디 아프신 건가요? 갑자기 왜 코를…….”

, 아냐. 그래도 부모님이나 루비에게 민폐를 끼쳐버리는 건.”

후후, 몰래 들어가면 괜찮아요. 카난 씨는 예전에 잔적도 있고, 들키더라도 큰일은 벌어지지 않겠지요.”

아니아니, 내 쪽이 자제심을 잃어버리면 정말로 큰일이 나버릴 것 같은데. 하지만 입맞춤까지 해버리고 나서 거절하는 건 더욱 아니라고 생각 된 저는 결국 다이아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어요.

, 딱히 무슨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한 내가 나빴던 거 맞지, 다이아?

이불 속에서 손을 꼬옥 잡은 채, 제 눈을 바라보며 다이아가 말했어요.

어디에 있어도, 평생 당신을 좋아하겠다고 맹세해요, 카난 씨.”

. 어디에 있더라도 평생 네 곁에 있을 거라고 다짐할게, 다이아.”

안아주시겠어요?”

.”

말로 서로의 곁에 언제까지고 있겠다고 다짐했던 그 날.

밤새 허그를 하고 체온을 가장 가까이서 느꼈던 그 날.

서로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인정하고, 연인이 되었던 그 날.

다이아가 사랑스럽게 자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몰래 뺨에 입을 맞췄던 그 날은.

영원히 잊지 못하도록 피부에 새겨졌지만, 그 만큼 다이아와 떨어져 있는 기간의 아픔은 훨씬 더 깊숙하게 상처를 파고들었어요.

졸업식까지 농밀한 관계를 쌓아갈수록, 떨어지는 슬픔이 커질 줄은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래도 멈추지 않고 서로를 탐한 결과는 고통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다이아가 도쿄에 있는 대학 진학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둘 겸 상경을 하고, 처음 며칠은 연락이 되었지만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을 즈음엔 아예 연락이 멈추었습니다.

가끔씩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알람만이 떠있을 뿐.

그래도 확인은 해주는구나, 생각하면서 몇 번이고 일기처럼 혼잣말을 보내보고.

찾아가보려고도 했지만, 루비도, 다이아의 부모님도 어디에 살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모른다고 말하고. 대학을 보니 아와시마 마린파크보다도 훨씬 커서, 어느 학부에 들어갔는지 모르는 이상 찾을 수 있을 것 같진 않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주말마다 올라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나날을 약 2.

리코에게 괴로워 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생전 흘린 적도 없는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리코에게 잔뜩 걱정을 끼쳤던 날들이 지나고 나서 저는 다이아를 기다리는 걸 포기했습니다.

괜한 기대를 해서 좌절하지 않게끔.

걱정을 해서 속이 타지 않게끔.

잊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면서 상처입지 않게끔.

스스로를 속이고, 속인다는 것조차 연기처럼 보이지 않도록 진지하게 다이아에 대해서 잊기로 결심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잊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결심하게 되었을 때 알았어요.

얼마나 아프고, 슬프고, 괴롭고, 서럽고, 힘들고, 불안하고, 속상한 건지 이제야 깨닫게 되다니. 깨닫고도, 더욱더 잊으려고 하면 지금까지의 추억이 떠올라 살을 포크로 긁어내는 것처럼 아파서 이를 꽉 물게 되고. 불가능한 일을 하려 했다는 걸 몇 번이고 실감하게 돼요. 정말로 바보 같은 짓을 하려 했다는 걸 말이에요.

특히 11일은 더욱이.

작년도, 올해도. 다이아가 없는 11일을 지내다보니, 점점 기쁨이라는 감정의 조각이 마음에서 떨어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1개월이 지나, 210.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은 최근엔 조금 싫어하게 되었어요.

슬쩍 곁눈질로 한쪽의 자리를 바라보았습니다.

언제나 다이아가 앉아 있던 자리. 그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져서.

지금 넌, 어디에 있는 거야.

보고 싶어, 다이아.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 뜨거운 자리를 떠나 밖으로 나왔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따끈따끈해진 뺨을 식히고, 바다의 소리가 술로 복잡해진 감정을 맑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어요.

무엇 하나 다이아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장소.

정말로 잊으려면, 우치우라를 떠나기라도 해야 하는 걸까.

달은 이럴 때만 밝게 빛나고.”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는 데 뒤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마치, 달이 비치는 수면에 은색 구슬이 떨어진 것 같은 깨끗한 파장의 목소리.

정말, 달이 예쁘네요.”

그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뒤돌아보지 않아도 금방 알았어요.

지금까지 쭈욱 듣고 싶어 했던 목소리.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나의 연인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단단하게 굳어 있던 얼굴이 순식간에 풀리는 게 느껴지면서, 눈시울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처럼 무언가가 북받쳐 올라왔어요.

다이아.”

처음 고백하고, 고백 받았을 때와 같이 그녀는 똑같이 뒤에 서 있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미소를 짓고 있는 다이아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만나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잔뜩 고민했던 적도 있어요. 원망의 말을 잔뜩 해줄까. 탓을 하면 되는 걸까. 어째서 연락이 안 되었냐고 따지고 들까. 하지만,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면 당장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이 감정은, 기쁨인 걸 알고 있나요?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후후, 많이 안 본 사이에 카난 씨는 어리광쟁이가 다 되었네요.”

보고 싶었어, 다이아.”

저도 보고 싶었어요, 카난 씨.”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마찬가지인 걸요. 사랑해요, 카난 씨.”

이 손을 붙잡고 싶었어.”

그 때랑 똑같네요. 똑같이 따뜻해요.”

안아주고 싶었어.”

안기고 싶었어요.”

다이아에게 닿고 싶었어.”

카난 씨의 체온이 그리웠어요.”

다이아는 천천히 제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습니다.

도쿄는 굉장한 곳이에요. 이 제가, 공부를 따라가는 걸로 벅찼어요. 하지만 쿠로사와 가의 이름을 더럽힐 순 없으니까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어요. 카난 씨를 보면 분명 이곳에서 도망칠 것 같아서 그동안 연락은 하지 않았어요. 으음, 공부로 바쁜 것도 있었지만요. 그래서 이번에 겨우 학년 수석을 따내고 졸업했어요.”

, 졸업?”

네에. 제 학부는 2학년까지만 있으니까요. 문과 계열인데.”

잠깐잠깐. 그렇다면 그 말은…….”

고개를 끄덕이는 다이아. 그리고는 동시에 입을 열었어요.

앞으론 쭉 함께 있을 수 있어요.”

앞으론 쭉 함께라는 소리?”

다이아!”

꼬옥, 하고 다이아를 있는 힘껏 안았어요.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세게. 있는 힘껏, 기쁨을 가득 담아. 그리고는 바로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농밀한 키스. 영원의 시간이라고 착각할 만큼 길게 서로의 타액을 섞어가면서, 잊어버렸던 그 때의 체온과 뜨거움을 다시 나누었어요.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입을 떼자 다이아가 하아, 하고 떨리는 목소리를 내었어요.

겨우돌아왔어요.”

젖은 눈망울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투명한 보석 같은 눈물. 이걸로 알았어요.

지금까지 얼마나 참아왔는지. 얼마나 슬퍼했는지. 아파했는지. 분명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함께 느끼고 있었던 거였어요.

……이젠 정말로 쭉 곁에 있을 거니까, 다이아.”

제가 할 말을 뺏어가다니, 치사해요, 카난 씨.”

다시 한 번 서로 입을 맞추려는 찰나,

~! 다이아 쨩이다~!”

!? 어디어디! 우와아아아앗! 돌아왔어, 루비!”

삐깃!? 언니!?”

와우, 샤이니~! 다이아~!”

마루는 분명 돌아올 줄 알았구먼유.”

지옥에서 타천한 걸 환영하지, 마이 리틀 데몬!”

다이아 씨, 어서 오세요.”

, , 잠시만, 당신들! 너무 들러붙지 마세요! 카난 씨도 뭐라고 좀!”

아하핫, 이건 다이아가 너무 늦은 것에 대한 벌이니까 오늘은 아무 것도 안 할래. 방금 정했어. 내 생일이니까 괜찮지?”

, 너무해요!?”

다이아도 돌아왔겠다, 다들 제대로 된 생일파티를 재개하는 거야!”

~!! 그런데 카난 쨩! 아까 다이아 쨩과 꼭 붙어서 뭐하려고 했어?”

, , 아니, 그건, 아무것도.”

헤헤, 수상한 걸~?”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다이아가 온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세상이 밝아지는 거였구나. 사랑해, 다이아. 그리고 돌아와 줘서 고마워, 다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