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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이브 단편

[호노에리] No.980 UR 호노카와 No.978 SR 에리



 

내리쬐는 햇빛과 쏟아지는 땀. 시끄럽게 우는 매미들, 그 싫지만은 않은 소음 사이에서 우리 뮤즈는 지금 수영장 청소를 하고 있어. 뮤즈라고 말해도 나와 호노카뿐이지만.

노조미는 신사의 여름 특별 이벤트에 급하게 불려갔고, 니코와 코토리는 다음 PV를 위한 의상 모색으로 아키하바라에. 우미는 궁도부 연습. 1학년의 세 명은 클래스메이트와 함께 스터디 그룹이 있다나봐. 으음, 여름방학이라고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해서 방심했어. 설마 이렇게 엇갈릴 줄이야. 그야 지금까지는 당일에 약속을 잡아 놀러가고 연습도 잔뜩 해서 하루 엇갈린 걸론 딱히 불평을 말할 순 없지만하필이면 학생회에게 수영장 청소라는 임무가 주어졌을 때라니 왠지 운이 없는 걸. 청소하고 난 뒤엔 다 같이 먼저 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는 받아두었는데 쓸모가 없어졌으려나.

와아, 에리짱, 에리짱! 봐봐! 무지개!”

호스로 하늘에 물을 흩뿌리면서 무지개를 만들어내고 얼굴 한가득 행복함을 머금고 있는 호노카를 보면 꼭 운이 없는 것만은 아닐 지도. 지금 호노카의 미소는 나 혼자 독점, 아니, 나도 참.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람! 자꾸만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걸 필사적으로 숨기고서 호노카에게 물어봤어.

있잖아, 호노카. 일단 수영장 청소 다 하면 마음껏 써도 된다고 허락은 받아놨지만우리 둘뿐이면 좀 그렇지?”

거절의 말을 각오했는데도 조금 망설이는 듯한 말투가 된 것 같아. 이런 거, 호노카한테 들키면 안 되는데. 하지만 호노카는 내 걱정 같은 건 기우라는 듯 고개를 갸웃하곤 아무것도 모르는 강아지 같은 순수하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는 거야. , 귀여워!!

, 그러네. 에리짱과 둘이서 놀기엔 조금 좁으려나?”

? , 좁다고?”

호노카는 대체 뭘 할 생각인 걸까? 오토노키자카의 수영장은 한 반이 들어가도 충분히 넓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워터파크로 할까?”

? 워터파크?”

! 워터파크!”

단 둘이서?”

다른 애들은 모두 바쁘니까 그렇게 되려나? 가끔은 에리짱과 둘이서 노는 것도 좋은 걸!”

!”

, , , 어떻게 하지! , 호노카와 단 둘! , 아니 지금도 단 둘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 데이트고! 그래, 침착하는 거야, 에리. 딱히 단 둘이라고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뭔가 하려했던 것도 아니고. 우웃.

에리짱? 무슨 일 있어? 얼굴이 빨간데?”

, 아무것도 아냐.”

혹시 가기 싫다거나?”

살짝 풀죽은 얼굴. 무지하게 귀여워! 끌어안고 부비부비한 다음 머리가 헝클어질 정도로 쓰다듬고 싶어! , 하지만 참아야 해. 호노카가 갖고 있는 나에 대한 냉정 침착의 현명하고 귀여운 미인 인상을 깨뜨릴 수 없어. 손이 올라가려는 걸 다른 한 손으로 잡아 막으면서 고개를 재빨리 저어 부정했어.

, 그렇지 않아. 갈까? 워터파크.”

다시 호노카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 보는 나도 행복한 기분이 된 건 쉿. 비밀.

!”

*

 

그렇게 도착한 워터파크. 시즌이다 보니 사람이 많긴 하지만 역시 오토노키자카의 수영장보다는 훨씬 넓구나. 그나저나 호노카가 많이 늦네. 깜짝 놀라게 해준다고 잠시만 밖에서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이래저래 10분이나 지났다구, 호노카.

~리짱! 헤헤, 기다렸지?”

호노카도 참. 이렇게 기다리게 해놓고 대체 뭘, …―!?”

갑자기 시야에 확 들어오는 호노카. 순간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엄청나게 예쁜 여신이 눈앞에 나타났는데, 나도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을 호노카라고 판단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려버렸어. 호노카한텐 미안하지만, 순간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버렸지 뭐야. 하기야 이렇게 예쁠 수 있는 사람이 호노카 외에 있을 리 없으려나?

, 호노카의 수영복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야겠지.

호노카의 색인 오렌지와 밝은 옐로의 화려한 투톤 컬러가 마치 활기찬 태양처럼 보여서 호노카가 착용하니 위화감이 전혀 없어. 그리고 밝은 이미지 탓인지 평소보다 배로 미소가 예뻐 보이는 거 있지.

물론 호노카는 꾸미는 것도 잊지 않았어.

오른쪽 팔과 허벅지에 오렌지로 된 스트랩을 착용해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건강미는 그대로. 키스마크와 캔뱃지로 거침없이 깜찍함을 내비치는 거야. 무엇보다 보는 사람을 가장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은 물에 반사되어 투명하게 빛을 내는 보석 같은 팔찌와 하트 모양의 귀걸이. 작열하는 태양의 노란색 머리핀으로 옆머리를 고정한 뒤, 팔찌, 귀걸이와 같은 색의 슈슈로 묶은 포니테일의 머리칼. 저거 내가 하는 포니테일인데. 호노카의 머리에 있으니까 이상한 기분……. 왠지 호노카와 한 몸이 된 것 같은 그런. 하기야 나와는 완전 다른 간지러우면서도 색다른 매력이지만. 한 마디로 하자면 호노카의 포니테일에는 통통 튀는 뭔가가 숨겨져 있습니다.

에리짱? ~~?”

, , , 호노카.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 건 에리짱이라구! ~엉해가지구어디 아픈 거야?”

아냐, 그게 아니라그게, 그러니까……. 타투, 귀엽네.”

호노카의 미모에 넋이 나갔었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합니다. 호노카는 마음 떨리게 하는 미소를 지으면서 타투 자랑을 잔뜩 늘어놓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치곤 내게 갑작스레 다가왔어. ……, , 결이, , 호노카……? 우으……, , 을 마주칠 수가 없어서 고개를 올렸더니 허벅지에 차가운 촉감이, , 허벅지……!?

, , 호노, , , …….”

호노카의 열기 띤 호흡이 가슴에 닿아서…….

후아~! 됐다. , 에리짱! 한 번 봐줄래?”

?”

갑자기 뒤로 물러서며 싱긋 웃는 호노카. 호노카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갔더니 글쎄 호노카가 만졌던 허벅지에 귀여운 타투가 하나.

푸른색의 큰 별이 하나, 그 밑에 아기처럼 작은 별이 하나. 큰 별에는 꼭대기처럼 보이는 곳에 날개가 나 있어서 정말로 귀여워.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별 안에 쓰여 있는 μ’s 글자. 내가 눈을 깜빡이며 보자 호노카가 투명한 재질의 종이를 내게 건네주었어.

이건?”

헤헤, 붙이는 타투! 특별제작으로 뮤즈의 이름을 새겨봤어! 어때? 어때?”

, . 귀여운 걸.”

그치!? 있잖아, 있잖아, 에리짱! 내 허벅지에도 붙여줘!”

, 허벅지!?”

꿀꺽. , 아냐! 절대 아니라고! 이런 생각이나 그런 생각이나 저런 생각을 한 건 절대 아니라구? 호노카의 부드러우면서 살짝 오렌지향이 풍기는 매끄러운 허벅지를 만끽하겠다는 생각은 절대 안 했으니까!

! 허벅지에 붙여야 에리짱과 커플 타투가 되잖아!”

, 플 타투!”

녹다운, 녹다운 위기입니다. 누가 좀 도와줘……. 코피가. 겨우 진정하고 어찌어찌 고비를 넘기면서 호노카의 허벅지에 타투를 붙인 저입니다만, 솔직히 이제는 한계가 가까워요. 호노카를 독점하겠다는 건 너무 욕심이 컸을까? 역시 모두가 없으면.

남몰래 한숨을 내쉬는데 갑자기 호노카가 내 이름을 부르는 거야.

에리짱!”

고개를 살짝 들어 바라보니, 거기에.

얼른 가자! 에리짱이랑 둘이서 노는 거 엄청나게 기대 돼서 이제 못 견디겠어!”

발을 동동 구르면서 나에게 손을 내미는 호노카가.

…….”

미안. 잠깐이라도 이런 생각을 한 나를 엄격하게 꾸짖고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어. 데이트도 데이트지만, 그렇다구 너무 신경 썼다가 호노카에게 신경 못쓰면 본말전도인 걸. , 지금은 호노카와 함께 즐기는 것만 생각하자. 모처럼 호노카가 데리고 와 줬으니까.

갈까? , 하지만 수영장에서 뛰는 건 금지니까.”

에에~! 그럼 워터파크 놀이기구 전부 다 못 탄다구~?”

쿡쿡. 그럼 어쩔 수 없네. 그래도 이번만이야, 호노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