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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이브 선샤인

리코 생일 기념 단편

리코 생일

 

 

“후아~ 오늘 연습도 힘들었다. 하지만 재미있었어! 그치? 리코쨩?”

“응, 그러네.”

‘리코쨩도 마실래?’하고 아이스크림을 건네 오는 치카쨩. 귤을 세 개 합쳐놓은 듯한 모양의 쭈쭈바. 사고 나서 시간이 조금 지났는지, 연습하는 동안 살짝 녹아 슬러시처럼 변한 쭈쭈바가 적당히 시원하고 달달합니다.

저와 치카쨩은 연습을 마무리 짓고 옷을 갈아입은 뒤 함께 귀갓길에 올랐어요. Aqours가 9명이 되고나서 다들 꼬박꼬박 연습에도 참여하고 아무리 바빠도 6명은 모였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저와 치카쨩 단 둘밖에 없어서….

“있잖아, 치카쨩.”

“응?”

“다들 아무 말도 안 해줬는데, 혹시 무슨 일 있니? 아프다든가….”

“에!? 아, 아니, 그, 그… 그, 그런 거 없는 데!?”

아─. ……조금 톤이 높게 올라간 치카쨩의 목소리. 이거, 분명 무언가 있는 거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자 치카쨩이 노골적으로 저의 눈을 피하는 거 있죠?

“그, 그거야! 요우쨩은 수영부에 카난쨩은 잠시 집에 도와줄 일이 있다고 하고, 마리쨩과 다이아 씨는 학교 일로 논의, 루비쨩과 하나마루쨩, 요시코쨩은 절에서….”

“…절?”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해요. 절, 이라니 요시코쨩이 그런 데를 갈 리가 없을 텐데…. 하지만 이렇게 된 치카쨩은 조금 고집이 세서, 저는 물어보는 것을 관두고 잠시 휴대폰을 만졌어요.

‘아, 엄마한테 문자….’

 

엄마 : 케이크 사 갈게.

 

케이크…라니, 참. 오늘 나 생일이었구나. 스쿨 아이돌 활동 때문에 너무 바빠서 그런 것도 몰랐네. 다행이다. 모두가 알았으면 미안해할 텐데…. 이대로 조용히 지나가자.

“리코쨩, 다 왔다!”

“에, 아…, 잠깐만…!”

버스에서 뛰쳐나간 치카쨩을 따라 겨우 버스에서 내린 뒤 한숨. 연습한 뒤인데도 어디에 이렇게 기운이 남아있는 걸까? 후후, 못 말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치카쨩의 손이 덥석, 제 손을 잡았습니다.

“리코쨩! 조금만 바다 보러 가지 않을래?”

“에? 바다? 요 앞이니까 딱히 상관은 없지만, 그런 건 지나가면서 봐도…… 아─.”

“이히히─.”

장난스러운 치카쨩의 목소리가 귀를 간질였습니다. 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온 바다의 내음. 노을빛 따스한 색으로 물든 우치우라의 바다 아래 황금빛 모래사장에는 모두가 모여 있었습니다.

다들, 장난기 어린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모래사장에 쓰여 있는 ‘리코쨩 생일 축하해!’를 중심으로. 얼른 이쪽으로 오라는 듯 제게 팔을 활짝 펼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어, 어라… 생일 가르쳐 줬었나……. 이런 의문에 눈치 챈 듯 치카쨩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전에 딱 한 번 말했잖아. 9월 19일! 오늘이 생일이라구…. 우치우라에서 우리 Aqours와 함께 맞이하는 첫 번째 생일이니까 도쿄에서는 받지 못할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다고 다함께 상의해서… 그게 근데 이런 거라서 미안……. 아! 선물은 따로 준비했으니까…….”

“……그렇, 구나.”

우치우라에 온 걸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은 없어요. 도망쳐오듯 온 거니까, 후회할 자격 같은 건 없었으니까. 하지만 치카쨩과 만나고. 요우쨩과 만나고. 스쿨 아이돌을 하게 되었더니 Aqours의 모두와 만나, 점점 더 이 마을이, 이 학교가 좋아져서…. 자기 자신을 이겨낼 수 있게 되어서….

이건 Aqours와 만났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큰 선물인 거겠죠?

“치카쨩.”

“으, 응?! 저, 정말로 선물 따로 있다구, 리코쨩! 모래사장에 쓴 ‘리코쨩 생일 축하해!’가 전부가 아니니까!”

“…나 우치우라에 와서, 이렇게 모두와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정말로, 기뻐.”

“……─응.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거야. 그 때마다 난 분명 힘들어할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리코쨩이 언제까지고 쭉 곁에 있어줘. 난 역시 리코쨩이 없으면 안 되니까… 앗, 지금은 Aqours의 모두지만… 어쨌든, 이 기적을 일으켜준 건 리코쨩이나 마찬가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