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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이브 선샤인

다이아 생일 축전


올해의 마지막은 생각보다 조용하네요. 슬슬 식어버린 차를 마시면서, TV를 보니 11, 새해까지 앞으로 10분도 남지 않았답니다. 어머니가 조용히 설음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보통은 오셋치 요리지만, 지금 시간에 만들기엔 너무 이르지요. 게다가 새해가 되는 00시에는 오조니로 정해져 있으니까요.

루비는 어디 갔니?”

슬쩍 그릇을 내밀며 묻는 어머니.

오늘은 친구들과 함께 신사를 보러간다고 했어요, 어머니.”

그렇구나. 오늘만큼은 괜찮겠지.”

그렇게 말하곤 떡을 한 입 베어 물었어요. 쭈욱 늘어나며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 행복이 따로 없답니다.

네에, 실은 요번 새해는 혼자 보내게 되었답니다.

카난 씨는 가족끼리 송년회. 마리 씨는 회사의 파티에 참석했고, 루비와 1학년 아이들은 함께 신사로 나갔어요. 치카 씨, 리코 씨, 요우 씨는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니 아마 함께 치카 씨의 집에 모여 TV로 종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제가 낄 자리는 아니지요.

그런 이유로 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이렇게 보냅니다. 하지만 이것도 좋지요. 어머니와 함께 코타츠에 둘러앉아 TV를 바라보며 시간을 기다리는 것 또한 행복이니까요.

시작했구나.”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벌써 TV안 사람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숫자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10. 9. 8. 7. 6. 5. 4. 3. 2. 1.

어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이아도 새해 복 많이 받으려무나.”

그리고 0이 됨과 동시에 휴대폰 진동이 울리면서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발신인은 루비.

한창 신사에서 줄 서고 있을 때 아닌가요?”

메시지를 확인하자 제목에는 [언니], 그리고 내용엔 [잠깐만 밖에 나와 줘.]라고밖엔 쓰여 있지 않았어요. 뭔가 놓고 가기라도 한 걸까요? 그런 의문에 고개를 갸웃하고선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잠깐 밖으로 나왔답니다.

밤이 깊은 거리. 운치를 띄우듯 단 한 곳을 밝게 비추는 가로등 조명의 아래에 루비. 그리고 하나마루 양과 요시코 씨가 의연한 자태로 서 있었어요.

세 분 다어쩐 일로 여기 계신 건가요? 신사에 가기로 한 거 아니었나요?”

, 그게그러니까 말이야. 어쩌다 보니 세 명의 의견이 일치해버려서.”

한 눈을 팔면서 슬쩍 볼을 긁는 요시코 씨.

후후, 요시코 쨩.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유.”

그읏! , 타천사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런 거!”

갑자기 다투기 시작한 두 사람. 어쩔 수 없네요. 저는 살짝 한숨을 내쉬곤 루비를 보며 말했어요.

루비.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주시겠어요? 갑자기 왜 저희 집 앞에 모여서.”

있잖아. 오늘 언니의…….”

“Wow, 다이야~?”

갑작스레 들려오는 밝고 높은 톤의 목소리. 많이 들어본 목소리에 지그시 올라오는 두통.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생전 처음 보는 옷을 입고 있는 마리 양이 능글맞은 웃음을 지은 채 손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어요.

“Ciao~.”

마리 양? 당신은 왜 또 여기에.”

? 그야 오늘은어라? Fallen Angels 요하네에 마루. 루비?”

, 마리?”

으음~, 설마 너희들도 그 일로?”

그 일이라니, 방금 온 마리는 여기 세 사람이 어떤 일로 모였는지 안다는 말인가요? 어째서 불려나온 장본인인 제가 이해를 못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또 어물쩍 넘어갈 것 같은 느낌이.

네 사람 다, 각자 일이 있었던 거 아닌가요?”

설마. 아직 다이야는 모르는 거야~?”

으극. 저 말투! 역시 짜증을 안 내려야 안 낼 수가 없다니까요. 게다가 전 다이야가 아니라 다이아입니다! 한 걸음 나서며 마리 양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그 때, 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 왔어요.

거기 모여 있는 건 혹시…… , 맞구나. 다이아와꽤 많이 모여 있네. 1학년 트리오에 마리까지? 어라, 마리는 오늘 파티 있던 거 아니었어?”

“Yes, But! 오늘은 그 날이니까. 카난도 올 거라 생각했었고~.”

그 날이 대체 뭔가요! 슬슬 제게도 알려주세요!”

? 다이아만 모르고 있었어? 아니, 여기 모인 사람이 네 명이었는데 한 명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거야? , 모르는 다이아도 다이아지만, 루비는 다이아가 모를 거라고 알고 있지 않았어?”

, , , 그게…….”

다들 이미 알고 있는 거군요? 루비도 알고 있던 거구요?”

, 삐깃! , , 언니? , 났어?”

. 나지. 않았어요. 후후ㅡ, 그러니까 슬슬 알려주시겠어요?”

자아, 자아, 다이아. 그렇게 화내지 말고.”

쓴웃음을 지으며 다가온 카난 씨가 양 손을 들어 제지했어요. 그러니까, 저 화나지 않았어요. 그렇게 제지하지 않아도. 하아, 정말.

알겠어요. 그러니까 슬슬 알려주실 때도 되지 않았나요? 무슨 일로 다들 이렇게 모이셨는지.”

후후, 그건 말이지? 다이아의.”

~~!”

와아, 다들 모여 있다!? 이건 혹시, 혹시! 저희가 모이기 전에 시작해버린 건가요?”

, 설마 우리다이아 씨의 생일 파티에 늦은 거야? ……잠깐만, 치카 쨩, 요우 쨩. 우리 모이기로 한 적 있었나?”

이번에 말을 끊고 들어온 건 2학년의 트리오. 치카 씨와 요우 씨, 리코 씨. 정말, 무슨 말인지 듣기도 전에 자꾸 끊어지니, ……? 혹시 제가 잘못 들었나요?

~! 생각해보니까 서로 문자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만 하고 다이아 씨 생일인데 모이기로 약속 안 했어! , 이렇게 모였으니까 상관없나?”

후후후. 다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생각하는 건 똑같다는 거네!”

난 치카 쨩이 미리 계획해놔서 다들 다이아 씨의 집 앞에 모인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이거어떤 의미론 기적이네……. 모였으니 됐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리코 씨. 여기서 저만 몰랐다는 건 설마.

다들 제 생일 때문에 이렇게 갑자기 모인 거였나요?”

그야, 내 소중한 친구잖아. 새해 이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으니까, 꼭 축하해주고 싶었거든.”

카난 씨.

후후~. -리도 아버지의 파티보다는 다이아의 생일 파티가 훨씬 좋은 걸~? 축하해줄 수도 있고, 이렇게 장난 칠 수도 있고 말이야~.”

ㅡ마리 씨.

! 요하네는 축하하러 온 게 아니라, 다이아 씨도 타천사가 될 만한 그릇이니까 끌어들이러 온 것뿐이야!”

요시코 씨.

요시코 쨩. 그러면 안 돼유. 제대로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다이아 씨, 요시코 쨩도, 마루도 제대로 축하해주러 온 것이니까 오해하지 말아유!”

하나마루 양.

다이아 씨! 올 해도 전속전진 요ㅡ소로! 다이아 씨의 생일로 한 해를 시작하다니 너무 기쁘기 그지없사옵니다! 헤헤, 제대로 성대하게 축하해드리고 싶어요!”

요우 양……, 후후.

헤헤~ 다이아 씨! 생일 축하해요!! 오늘은 먹고 마시고 다 같이 성대한 파티를 보내 봐요!”

마시는 건 음료겠죠, 치카 씨?

이런 식으로 찾아오게 되어 죄송해요, 다이아 씨. 아침에 찾아갔어도 되는데, 꼭 지금 축하해주고 싶다고, 치카 쨩과 요우 쨩이. 그치만 저도 지금 이 시간에 다이아 씨를 뵈어 축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뻐요. 민폐 끼쳐서 죄송해요.”

아니랍니다, 리코 씨. 이렇다 저렇다 말했지만 그래도 아마 저 지금.

언니.”

루비.”

루비는 꼭 지금, 말하고 싶었으니까. 언니한테 꼭, 누구보다 제일 먼저 이 말을 하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루비는 조심스레, 소중한 단어들을 입에 담았다.

언니. 생일 축하해.”

다이아()! 생일 축하해!!”

모두들. 이렇게까지 축하할 필요는 없는데, 정말 참견쟁이시네요.”

그래도, 저 지금. 굉장히 행복하답니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