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연애사정 : 호노카 가로등 불빛이 깜빡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거리를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저녁 8시가 되었음에도 주변은 낮처럼 밝았다. 아니, 세상을 가린 밤이라는 장막에 거리를 빛내는 가로등과 아직도 불을 켜고 있는 여러 가게들. 심심할 틈 없이 주위를 가득 메운 아름다운 일루미네이션. 형형색색의 트리가 장식되어 낮보다 훨씬 로맨틱하고 환상적이었다. 물론 이렇게 밝은 건 꼭 불빛 때문은 아닐 것이다. 손잡고 거리를 거니는 연인들의 평소보다 한층 들뜬 핑크빛 분위기도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아쉽게도 하늘은 구름에 가려, 별까진 보이지 않았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다는 듯 다들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 얼어붙은 손에 하아, 하고 입김을 불었다. 하얀색 김.. 더보기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