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루비] 비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가 빗소리에 묻혔다. 어느새 창문을 흔들 정도로 거세진 비바람. 비도 적절히 와야 일정한 리듬이 있고 독서하기 좋은 법이다. 조용히 책을 덮고 커튼을 걷어냈다. 창문에 넘칠듯 흐르는 비. "비는 싫어하지 않았지만ㅡ." 도쿄에 올라와 아직 채 일 년이 지나지 않았다. 카난과 마리. 두 사람 몰래 멋대로 선택하고, 나아가기로 마음먹은 이 길. 실은 나만 그랬던 건 아니었으나 우리들은 누구도 서로의 길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아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 후회하는 법 보다는 반짝임을 찾으려 노력하는 법이 몸에 익어버린 모양이었다. 미련이 없다고하면 완전한 거짓이었다. 비가 창문을 무섭게 노크하는 날이면 우치우라에 놓고 온 게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여러 ..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