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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이브 선샤인

[요우요시] 합숙 이후



쏴아아.

해변의 파도가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모래사장을 적셨다 돌아간다.

여기 이렇게 눈을 감고 앉아있으면 파도 소리에, 갈매기 소리에, 그리고 저 멀리서 통통통 들려오는 배의 엔진소리가 어쩐지 기분을 침착하게 만들어줍니다. 역시, 우치우라의 아이! 라고 해야 할까? 치카는 배의 엔진소리를 들으면 반대로 두근거린다고 했으니까 뱃사람의 피를 이은 나만 그런 걸지도. 라니, 또 치카 생각. 이런 거 슬슬 고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리코랑 치카사이 좋아보였지…….”

합숙이 끝난 날 아침, 어쩐지 사이좋게 웃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치카와 리코. 밤마다 치카가 불러서 어디론가 간 건 알고 있었지만, 분명 무슨 일이 있던 거겠지.

이런 감정, 잘못된 거란 거 나도 알아. 아쿠아의 모두는 동료고치카랑은 그저 소꿉친구……. 그것뿐일 텐데 어째서 이렇게가슴이 아픈 걸까. , 지금도. 이렇게 가슴에 손을 대면 두근두근할 때마다 욱씬 아파오는 걸.

있잖아.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셈?”

체육 앉기로 나답지 않게 앉아있었더니 누군가가 뒤에서 톡톡, 어깨를 두드렸어.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빠져나왔는데 누굴까? 고개를 들었더니

오른쪽 머리에 당고 하나. 푸른빛이 감도는 검은색의 장발에 살짝 치켜 올라간 눈. 자기 스스로를 타천사, 라고 말하는 요시코짱이 서 있었어. 조금 땀에 젖은 걸까? 머리에 물기가 있어서 평소보다 섹시해보여.

확실히, 이렇게나 예쁘면 천사라고 생각할 만도 하지만, 이름이 요하네로 바뀌는 거지. 어쩐지 리틀 데몬같은 것도 해야 하고. 이런 걸 생각하면서 나는 배시시 웃곤 대답했어.

안녕, 요시코짱.”

안녕, 이라니 지금 몇 시라고 생각하는 거야. 모두 돌아갔다구? 그리고 요하네!”

응응, 요시코짱. 미안.”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 ……아니, 아무것도 없었어. 아무것도치카는 내 도움 같은 건 전혀 필요 없는 거야. 이제 치카의 옆은나의나만의 자리가 아니니까. . 그러니까 아무것도 없었고, 무슨 일도 일어날 필요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그렇게 흔드니까 갑자기 요시코짱의 표정이 확 일그러지는 거 있지? 이런 표정은 처음 봐서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버렸어. 요시코짱에겐 조금 실례지만.

아무 일도 없으면 아쿠아의 분위기 메이커가 그런 표정 짓지 마.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그 표정. ……이쪽까지 분위기 이상해지잖아.”

울 것 같은 표정? 내가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어? ……미안. 역시 조금 지쳤다고나 할까,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니까.”

이런 나를 불만이 있다는 듯 볼을 부풀리고 물끄러미 쳐다보는 요시코짱. , ? 요시코짱에게 뭔가 잘못이라도 했었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요시코짱이 갑자기 내게 손을 내밀어줬어.

가자, 집에.”

, ? , 갑자기 무슨.”

내가 손을 내밀 듯 말 듯 머뭇거리자 요시코짱은 대담하게도 내 손을 덥석! 낚아채더니 힘으로 일으키고 요 앞에 버스정류장까지 나를 끌고 왔어. 완전히 요시코짱에게 끌려와버렸네. 돌아갈 기분은 아닌데. 고개를 푹 숙이자, 옆에서 요시코짱이 작게 웅얼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어.

작지만, 아주 또렷하게.

나는 필요하단 말야.”

하고, 어린애가 투정부리는 것처럼 들렸지만,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각오를 단단히 한 것처럼 깨끗하게 올곧아서이러면 도저히 타천사처럼은 보이지 않는다구? 몰래 생각을 이리저리 돌려도…… 요시코짱의 한 마디가 왠지 가슴에 닿아서는.

.”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주는 요시코짱. 요시코짱답게 검은색에 고스풍 프릴이 달려 있는 귀여운 손수건이야. 가장 구석자리에는 박쥐 날개가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이 프린트되어 있어. 쓰기 조금 아까운 걸, 하고 보고 있으려니 요시코짱이 다시 손수건을 낚아채고 …… 어라? , 가까워…….

……요우가 없으면 나, 버스 타고 같이 돌아갈 사람이 없단 말이야.”

타천사면서어째서 이렇게 따뜻한 손을 가지고 있는 거야.

, 미안.”

사과안 해도 되니까,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털고 일어나라구.”

, 고마워.”

버스 왔어.”

요시코짱의 손길에 이끌려 올라탄 버스. 사람은 운전기사 아저씨와 나와 요시코짱 이렇게 셋 뿐. 맨 뒷자리에 앉아서 있으니 완전히 나와 요시코짱만 있는 세상 같아.

요시코짱의 말이 맞아. 따뜻한 손길에 조금 더 기대고 싶었지만, 역시 계속 기대고만 있는 건 내 성격에 맞지 않으니까. 얼른 털어버리고 일어나야지. ……내일이라고 했으니까 조금만 더 요시코짱의 어깨에 기대어 있어도 되겠지?

요시코짱.”

뭐야?”

고마워. 내일은 꼭 털고 일어날 테니까 조금만 이렇게 있어도 돼?”

………….”

헤헤, 그런데 있잖아. 내가 거기 있다는 거, 어떻게 알았어?”

, 우연이야, 우연! 먼저 나간다고 해놓고 버스정류장에 없었으니까! 보나마나 또 바닷가에 있겠구나, 생각한 것뿐이야!”

, 땀범벅이 되어서 말이지?”

, , 시끄러워! 요우도 의외로 귀찮은 성격이야!”

헤헤, 알고 있습니다요!”

……차라리 기운 안 차리는 편이 덜 피곤할 지도 모르겠네. 설마 오늘 돌아가는 내내 어깨에 기대고 있을 거야? 어깨 아프다구!?”

요시코짱이 내일부터라고 했으니까 오늘은 괜찮지롱~!”

……으으, 짜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