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코] 일탈 [카나리코] 일탈 으음. 속으로 신음을 삼키며 괜스레 앉아있는 자세를 바꾸었다. 사락, 옷가지 스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조금만 움직여도 의자가 삐걱대 무겁게 내려앉은 정적에 스크래치를 냈다. 하아. 몰래 한숨을 내쉬고 턱을 괴어 책상 너머를 보았다.아무런 표정도 없이 책을 읽고 있는 소녀가 비쳤다. 버건디로 적셔놓은 듯한 아름다운 머리칼이 등허리에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얕게 흔들렸다. 그러다 책 속에서 재미있는 일이라도 벌어진 걸까. 책의 글귀를 좇아 움직이던 호박색 눈동자가 잠깐 멈추었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 상냥하게 휘어진 눈썹에 저도 몰래 무심코 숨을 삼켰다.사쿠라우치 리코. 평소에는 귀여운 후배정도의 인식이었지만. 단 둘인 상황에서 자세히 보면 의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미인이었다. 나도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43 다음